몇 년전 쯤이었을까. 엘리베이터 옆에 관리사무소 공지가 붙었다.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변압기 교체 공사로 단지 전체가 정전된다는 내용이었다. 세 시간쯤이야 했다. 막상 불이 나가자 집 안이 금세 조용해졌다. 냉장고 소리가 멎고, 공유기 불빛이 꺼지고, 정수기 버튼을 눌러도 물이 나오지 않았다.

이 기술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창가에 앉아 있자니 묘한 생각이 들었다. 단지 어디 있는지도 몰랐던 변압기 한 대가 그날 오전만큼은 우리 집에서 가장 귀한 물건이었다.
AI 데이터센터 생태계 가치사슬의 승자 토스증권 리서치센터가 9월 대만을 다녀와 쓴 보고서 '다녀왔습니다, 대만'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사진 : 로이터 AI 칩 하나가 데이터센터에 들어가기까지 엔비디아가 설계하고, TSMC가 만들고, 한국산 HBM을 붙여 한 패키지로 묶는다.
대만 기업들이 테스트를 거쳐 서버 랙으로 조립하면, 뜨거워진 칩은 냉각 전문 기업이 식힌다.
보고서의 결론은 대표 기업 뒤의 보이지 않는 기업들까지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나라에서 같은 고객을 상대해도 버는 몫은 다르다. 마진이 열 배 넘게 벌어진다. AI 서버를 가장 많이 조립하는 폭스콘의 영업이익률은 3%대다.
냉각 장치를 만드는 AVC는 서버 부문 매출이 1년 새 116% 늘었고 이익률도 가파르게 오르는 중이다.
열관리는 AI 투자비의 1~3%에 불과하지만 실패하면 서버가 멈춘다.

가격의 배경은 무엇일까?
이런 자리에서 고객은 가격보다 검증된 공급자를 고르기 마련이다.
갈 수록 높아지는 TSMC의 파운드리 위상 1992년 대만 PC 회사 에이서의 창업자 스탠 시(施振榮)는 가치사슬을 곡선 하나로 설명했다.
한쪽 끝에 기술과 특허, 다른 끝에 브랜드와 서비스를 두면 부가가치는 양 끝에서 높고 가운데 조립 및 제조에서 가장 낮다.
이어 그리면 웃는 입 모양, 스마일 커브다. 폭스콘의 3%대 이익률을 보면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곡선은 유효하다. 그런데 TSMC는 이 곡선을 비틀었다.
남의 설계를 받아 생산만 하는, 곡선 한가운데 있어야 할 회사가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자리가 됐다.
설계 기업 알칩은 TSMC가 삼성보다 25~30% 비싼 걸 알면서도 물량의 약 99%를 맡긴다.
CoWoS 라인이 모자라 패키징 일부를 인텔에 맡기는 사례까지 나온다. 곡선의 모양은 시대마다 바뀌고, 가치는 병목이 생기는 자리로 옮겨 간다.
정전된 날의 변압기처럼 말이다. S&P500 지수 구성 종목을 계속 확인해야 하는 이유 미국 대표지수 안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기술의 배경은 무엇일까?
S&P500은 분기마다 구성 종목을 손본다. 9월 정기변경에서는 애드테크, 건자재, 맥주 회사 셋이 빠지고 블룸에너지, 에버퓨어, 일루미나가 들어왔다.
블룸에너지는 현장 설치형 연료전지 발전 시스템을 만든다.
데이터센터 전력망 연결 지연이 새 병목으로 떠오르면서 2분기 매출이 10억 6,5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66% 늘었다.
에버퓨어는 기업용 올플래시 스토리지를, 일루미나는 유전체 분석 장비를 공급한다.
그사이 지수 안 AI, 반도체, 빅테크 관련 기업 비중은 2022년 말 27.2%에서 42.0%로 커졌다.
TIGER 미국S&P500 ETF 2종 추천하는 이유 다음 병목이 어디서 생길지 미리 맞히기는 어렵다.
보고서도 좋은 기업을 찾는 일과 그 주식을 적정한 가격에 사는 일은 별개라고 적었다.
최근 일주일(10.8~10.15)만 봐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8.54%, 나스닥100이 3.22% 빠지는 동안 S&P500은 0.76% 하락에 그쳤다.
AI 비중은 담되 한 업종에 쏠린 위험은 헤지하는 것이다.

연금의 배경은 무엇일까?
TIGER 미국S&P500은 연초 이후 개인 순매수 5조 374억 원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까지 제치고 국내 ETF 전체 1위다.
2024년과 2025년에도 1위였다.
투자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실비용은 0.0956%로 동종 상품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고, 연금저축·IRP에 담으면 세액공제와 과세이연도 더해진다.
매달 현금 흐름이 필요하다면 TIGER 미국S&P500타겟데일리커버드콜이 있다. 옵션을 전부 파는 기존 커버드콜과 달리 연간 목표 프리미엄을 채울 만큼만 매일 나눠 판다.
그래서 옵션 매도 비중은 약 10%, 지수 상승 참여는 약 90%를 추구한다.
최근 1년 수익률(분배금 재투자)은 9.52%로 TIGER 미국S&P500(10.01%)의 95% 수준이었고, 10월 분배금은 115원이다.
물론 지수도 하락을 피하지 못하고, 커버드콜은 상승의 일부를 내주며, 분배금은 시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초보자에게 S&P500 지수추종 투자를 추천하는 이유 정오가 조금 지나 냉장고가 다시 웅 소리를 냈고, 나는 금세 변압기를 잊었다.
다음에 멈춰 서서 귀해질 자리가 어디일지는 여전히 모른다.

이 대목에서 확인할 내용은 무엇일까?
다만 S&P500 지수는 그 자리의 회사를 이미 담고 있거나, 커지면 정기변경 때 새로 들인다.
곡선의 모양이 바뀔 때마다 갈아탈 자신이 없다면, 곡선 전체를 들고 가는 쪽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온큐, 게 섰거라" 모건스탠리가 찍은 뜻밖의 양자컴퓨터 관련 주식 지난주 사내 교육 만족도 설문을 취합했다.
'매우 만족'은 5점, '매우 불만족'은 1점....

- 창가에 앉아 있자니 묘한 생각이 들었다.
- 이런 자리에서 고객은 가격보다 검증된 공급자를 고르기 마련이다.
- S&P500은 분기마다 구성 종목을 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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