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54살이고 아들은 25살이다. 작년 가을 아들이 원양어선을 타겠다고 했다. 10개월만 버티면 5,000만원을 모은다고. 나는 말리지 못했다. 취업 준비만 2년째였고 아들 표정이 처음으로 단단해 보였다. 아들은 짐가방 하나를 들고 부산으로 갔다. 그리고 6일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이 대목에서 확인할 내용은 무엇일까?
그런데 6일 만에 돌아온 아들이 빈손은 아니었다. 출항 전 6일 동안 배에서 일한 일당이었다. 그물 손질과 짐 싣기를 하루 15만원 받았다.
15만원에 6일을 곱하면 90만원이다. 아들은 그 돈을 내 앞에 내려놓고 수첩 한 장을 같이 펼쳤다. 그러면 원양어선 갑판원 월급은 1시간으로 나누면 얼마인가.
갑판원 월급은 평균 548만원 안팎이다. 신입도 월 500만원대부터라고 들었다. 배 위에서는 쓸 곳이 없어 거의 다 모인다. 대신 바다에서 한 달 30일을 일한다.
하루 14시간이면 한 달 420시간이다. 500만원을 420시간으로 나누면 1시간에 1만 1,900원 남짓이다.

이어지는 이야기에는 무엇이 담겼을까?
최저시급 1만 320원보다 조금 많다. 문제는 배를 타면 10개월 동안 내리고 싶어도 못 내린다는 것이었다. 아들은 6일 동안 뱃멀미로 밥을 못 먹었다.
선배 선원이 출항 전에 내리라고 했다. 바다에서 아프면 돌아올 방법이 없다고. 나는 그 말이 고마웠다. 아들이 겁쟁이라서 내린 게 아니었다.

다음으로 살펴볼 내용은 무엇일까?
자기 몸값을 처음으로 계산해 본 것이었다. 다만 아들은 부산에서 돌아오는 길에 일자리 하나를 따로 알아 왔다. 부두 옆 수산물 냉동창고였다.
배에서 6일 동안 본 일이 거기서 통했다. 월급은 280만원이고 매일 집에 온다. 그러면 냉동창고 월급으로 10개월을 일하면 원양어선과 얼마나 차이가 나나.
기록의 배경은 무엇일까?
280만원에서 생활비 100만원을 빼면 한 달에 180만원이 남는다. 10개월이면 1,800만원이다. 원양어선 10개월의 5,000만원보다 적다.
그런데 아들이 3,200만원 차이를 두고도 냉동창고를 고른 이유가 따로 있었다. 매일 출근해서 쌓이는 기록이었다.
어떤 기록이 나왔을까?
아들은 1년째 하루도 안 빠졌다. 취업 준비 2년 동안 못 만든 이력서 한 줄이다. 그 기록으로 다음 달 정규직 면접을 본다.
큰돈 버는 일에 뛰어드는 자녀가 있다면 이 글을 전해주면 된다. 월급을 일할 시간으로 먼저 나눠 보면 가야 할 길과 내릴 길이 같이 나온다.
- 그런데 6일 만에 돌아온 아들이 빈손은 아니었다.
- 최저시급 1만 320원보다 조금 많다.
- 자기 몸값을 처음으로 계산해 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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