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출근길, 주차장에서 운전석 문에 찍힌 자국을 발견했다. 손톱만 한 문콕이었다. 보험을 부를 정도는 아니고, 그냥 두기엔 자꾸 눈에 밟히는 크기. 그날 밤 나는 블랙박스 영상을 세 번 돌려봤고, 판금 견적을 검색했고, 옆 칸에 어떤 차가 서 있었는지 떠올리려 애썼다.

금리의 배경은 무엇일까?
주차 자리를 탓했다가, 옆 차를 탓했다가, 결국 그 칸을 고른 나를 탓했다. 흠집 자체가 아팠던 건 발견한 순간의 몇 초였다.
정작 나를 붙든 건 그 뒤로 이어진 두 시간이었고, 다음 날 아침에도 운전석에 앉기 전에 그 자리부터 손으로 쓸어봤다.
이번 주 계좌를 열어본 사람이라면 이 기분을 알 것이다.
코스피 폭락한 이유 토요일 아침 증권 앱 첫 화면에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보고서 기사가 올라와 있었다. 제목이 '고금리의 후폭풍에서 멘탈 잡기'다.
증권사 보고서가 마음 얘기부터 꺼내는 건 흔치 않다. 진단은 이렇다.
코스피가 두 차례 바닥을 확인하는 더블 바텀(이중 바닥)을 형성한 후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것이다.
이번 급락은 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고금리 장기화로 신용위험이 커지고 외국인 수급이 나빠진 결과라면서.
자금 사정이 약한 AI 기업들의 재무 우려가 AI 산업 전체의 공포로 번졌다. 그런데 채권시장은 둘을 구분하고 있었다.
코어위브의 무담보 회사채 금리는 올랐지만 현금을 잘 버는 빅테크 채권 금리는 비교적 잠잠했다.

공개된 내용의 배경은 무엇일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CXMT가 차세대 D램 기술 4F² 제품 출시 계획을 밝힌 뒤 15일까지 각각 20.9%, 26.2% 빠졌다.
NH는 4F²가 기존 업체들도 연구해 온 기술이고, 관건은 안정적인 양산과 경제성이라고 봤다. 숫자는 오히려 반대쪽을 가리킨다.
국내 기업 순이익 전망은 올해 795조원에서 내년 1,054조원, 2028년 1,166조원으로 늘고, 주요 빅테크 순이익 증가율도 3분기 5.7%에서 내년 1분기 23.9%로 높아질 것으로 봤다.
AI 토큰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은 2030년까지 이어진다는 추정이다.
외국인 매도에는 레버리지 펀드 청산, 대형 IPO를 앞둔 자금 마련처럼 기업 가치와 거리가 먼 이유가 섞여 있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폭락이 힘든 이유 불교 경전 상윳따 니까야의 화살경에는 이런 비유가 있다. 화살에 맞은 사람이 곧이어 두 번째 화살을 또 맞는다.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몸의 통증이고, 두 번째는 그 통증을 붙들고 한탄하며 스스로 보태는 마음의 통증이다. 첫 화살은 피하기 어렵지만 두 번째 화살을 쏘는 건 나 자신이다.
뇌과학도 비슷한 선을 긋는다. 1997년 피에르 랭빌 연구팀은 참가자의 손을 뜨거운 물에 담그게 한 뒤, 최면 암시로 불쾌한 정도만 키우거나 줄였다.
물의 온도는 그대로였다. 그러자 통증의 세기를 처리하는 체성감각피질은 움직이지 않았고, 전대상피질의 활동만 불쾌감을 따라 오르내렸다.
얼마나 아픈지와 얼마나 괴로운지는 뇌에서 서로 다른 길을 타는 것이다.
주가 하락할 때 투자자가 해야할 일 NH가 반등 경로로 짚은 더블 바텀을 이 틀에 올려보면 어느 정도 희망이 생긴다.
첫 번째 바닥은 뉴스가 만든다. CXMT 발표와 신용위험 공포가 쏜 첫 화살이다. 두 번째 바닥은 새 악재 없이도 온다.
반등을 기다리다 지친 마음, '또 빠지네'라는 해석이 매도 버튼 쪽으로 손가락을 움직인다.
첫 바닥을 버틴 사람에게 두 번째 하락은 '또'라는 이름으로 오기에, 같은 폭이 빠져도 더 괴롭다.

금리와 이자에서 확인할 내용은?
그래서 나는 지금 두 목록을 따로 적어둔다. 첫 화살 목록에는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들어간다. 4F² 제품의 실제 양산 수율, 다음 분기 실적, 외국인 수급의 방향.
두 번째 화살 목록에는 '그때 팔았어야 했는데' 같은 문장이 들어간다. 앞의 것은 계속 지켜볼 일이고, 뒤의 것은 내려놓을 일이다.
미국 중간 선거 불확실성까지 보고서도 단기 추가 조정 가능성은 열어뒀다.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 불확실성과 고금리 부담이 남아 있고, 앤트로픽 IPO 같은 이벤트도 수급을 흔들 수 있다.
CXMT가 4F² 양산에 예상보다 빨리 성공한다면 그건 마음이 만든 화살이 아니라 진짜 첫 화살이다.
이익 전망이 실제로 꺾이는지는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 나는 미국 기술주를 길게 들고 가는 편이라 코어위브 채권 금리 같은 숫자를 자주 들여다본다.
고금리가 길어질수록 이익이 늦게 나는 기업부터 흔들린다는 건 어느 시장이나 똑같기 때문이다. 잊고 다시 시작하자 차 문의 흠집은 아직 그대로다.
이 대목에서 확인할 내용은 무엇일까?
결국 센터에 차를 입고 하기로 하고 블랙박스는 더 돌려보지 않았다. 흠집이 사라진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덜 아프다. 이번 주 계좌도 비슷하다.
빠진 숫자는 그대로지만, 그 숫자에 내가 무엇을 덧붙이고 있었는지 적어보니 확인할 것과 내려놓을 것이 갈렸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가 힌트 줬다" 삼성전자 주가 60만전자 당장은 헛꿈인 이유 2020년 2월, 온라인 쇼핑몰에서 KF94 마스크 50장을 주문했다.
이틀 뒤 '재고 부족으로 주문이 취소...
- 주차 자리를 탓했다가, 옆 차를 탓했다가, 결국 그 칸을 고른 나를 탓했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CXMT가 차세대 D램 기술 4F² 제품 출시 계획을 밝힌 뒤 15일까지 각각 20.9%, 26.2% 빠졌다.
- 첫 번째는 몸의 통증이고, 두 번째는 그 통증을 붙들고 한탄하며 스스로 보태는 마음의 통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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