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흙수저가 결혼하면 '수저가 없어집니다' 요즘 온라인에서 가끔 이런 우스갯소리가 보입니다. “흙수저와 흙수저가 결혼하면 금수저가 되는 게 아니라 수저 자체가 없어진다.” 한술 더 뜨면 이런 말도 나옵니다. “수저가 없으니 이제 손으로 밥 먹어야 한다.” 웃자고 하는 말인데, 막상 결혼생활을 생각해보면 마냥 웃고 넘기기 어렵습니다.

결혼의 배경은 무엇일까?
둘이 벌면 소득도 두 배가 되고, 월세나 관리비 같은 비용은 나눠 낼 수 있으니 오히려 혼자 살 때보다 형편이 좋아지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결혼생활을 조금 더 길게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흙수저+흙수저가 결혼하면 왜 ‘수저가 없어진다’는 말까지 나오는지 생각해보면, 결국 결혼 이후 발생하는 큰돈을 막아줄 안전망이 없기 때문 입니다.
월급 두 개보다 무서운 목돈 하나 연애할 때는 두 사람 모두 월급을 받습니다.
한 명이 300만원, 다른 한 명이 300만원을 벌면 단순하게 보면 월 600만원 가구가 됩니다. 적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결혼하는 순간부터 월급만 가지고 해결하기 어려운 돈들이 등장합니다.
집을 구하려면 보증금이 필요하고, 대출을 받으면 매달 원리금을 갚아야 합니다. 결혼식과 신혼살림도 돈이고, 아이가 생기면 외벌이 기간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혼자 살 때는 월급 안에서 생활비를 조절하면 됐지만 결혼 후에는 수천만원, 억 단위의 돈이 필요한 순간이 찾아옵니다.

메이크업의 포인트는 무엇일까?
여기서 부모의 경제력이 차이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상황 부모 지원이 있는 경우 부모 지원이 어려운 경우 신혼집 보증금·주택자금 지원 대출 비중 증가 출산·육아 육아비·돌봄 도움 소득 감소까지 감당 갑작스러운 지출 가족에게 도움 요청 가능 대출·카드에 의존 주택 구입 종잣돈 마련이 빠름 종잣돈부터 직접 마련 월급 차이보다 이런 순간의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시작점이 아니라 ‘방어력’의 차이 흔히 금수저 이야기가 나오면 부모에게 아파트를 받거나 큰돈을 증여받는 장면부터 떠올립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꼭 그렇게 거창한 지원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전세보증금 몇 천만원을 보태주거나, 아이가 어릴 때 돌봐주거나, 갑자기 돈이 필요할 때 잠시 빌려줄 수 있는 것도 상당한 경제적 안전망입니다.
반대로 양쪽 부모 모두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부모에게 받을 돈이 없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부모의 병원비나 생활비를 자녀가 걱정해야 할 가능성도 생깁니다.
이쯤 되면 “수저가 없어져서 손으로 밥 먹는다” 는 농담이 묘하게 현실적으로 들립니다.

어떤 메이크업을 연출했을까?
밥은 먹고 있는데, 그 밥을 편하게 먹게 해주는 도구가 없는 셈입니다. 아이가 생기면 계산이 또 달라집니다 부부 둘만 살 때까지는 그래도 버틸 만합니다.
둘 다 일하면 생활비를 나누고 저축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면 가장 부족해지는 것은 돈만이 아닙니다.
시간이 부족해집니다. 부모님이 가까이 살면서 아이를 돌봐줄 수 있다면 맞벌이를 유지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한 사람이 일을 줄이거나 육아휴직을 길게 써야 할 수도 있고, 돌봄 비용을 별도로 부담해야 합니다.
소득은 줄어드는데 지출은 늘어나는 묘한 구간이 시작됩니다.
이때 “둘이 벌면 괜찮지 않느냐”는 계산이 흔들립니다. 그래도 흙수저끼리 결혼하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서 이야기를 이상하게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부모에게 돈이 없다고 결혼하면 안 된다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두 사람이 함께 살면서 주거비를 줄이고 소득을 합치면 혼자 살아갈 때보다 경제적으로 안정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혼에 관해 어떤 이야기가 나왔을까?
다만 출발선이 비슷하다고 결과까지 같지는 않습니다. 큰돈이 필요한 순간마다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면 자산을 모으는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 번의 실직, 한 번의 병원비, 한 번의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몇 년 동안 모은 돈을 가져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흙수저+흙수저가 결혼하면 수저가 없어진다’는 말을 단순한 자조라고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결혼은 두 사람의 소득을 합치는 일이지만 동시에 두 집안의 경제적 안전망도 합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양쪽 모두 가진 것이 많지 않다면 두 사람은 집도, 육아도, 노후도 거의 처음부터 직접 만들어야 합니다.
누군가는 부모에게 받은 1억원에서 시작하고, 누군가는 대출 1억원을 갚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결혼 이야기는 어디까지 이어졌을까?
같은 월급을 받아도 시간이 지나면서 차이가 벌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수저가 없어진다”는 말의 핵심은 정말 밥을 못 먹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남들은 수저로 먹을 때 우리는 손으로라도 먹어야 한다는 것. 조금 불편하고, 조금 느리고, 대신 더 많은 힘이 들어간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웃긴 말로 시작했지만 결혼 현실을 생각하면 꽤 씁쓸한 농담입니다. 같이보면 좋은 글!
국민연금 앞둔 '65~74년생' 현실 '나는 몇 년을 버텨야 하나' 국민연금 앞둔 '65~74년생' 현실 '나는 몇 년을 버텨야 하나' 국민연금 받을 나이가 ...
- 둘이 벌면 소득도 두 배가 되고, 월세나 관리비 같은 비용은 나눠 낼 수 있으니 오히려 혼자 살 때보다 형편이 좋아지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 여기서 부모의 경제력이 차이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 밥은 먹고 있는데, 그 밥을 편하게 먹게 해주는 도구가 없는 셈입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