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 아홉 시가 넘으면 나는 알람부터 만진다. 내일 아침 6시 40분, 아니 6시 30분, 아니 도로 6시 40분. 같은 숫자를 세 번 고치고서야 휴대폰을 엎어 놓았다. 아직 오지도 않은 월요일이 벌써 두렵고 괜히 긴장된다. 왜 이러지, 나. 알람 숫자를 세 번 고친 손가락이 증권 앱 위에서도 머뭇거렸다.

기술의 배경은 무엇일까?
휴일 밤의 앱에는 금요일 숫자만 걸려 있다. 사실 요즘 금요일만 되면 하락하는 미국장 때문에 월요일이 오는 게 두려웠던 것이다.
SK하이닉스 주가 차트 10월 30일 코스피는 3.48% 내린 5,730.74에 마감했고, 삼성전자는 225,000원(−3.02%), SK하이닉스는 1,418,000원(−7.08%)이었다.
그날 장중에는 매도 사이드카까지 나왔다. 그렇게 한국 장은 오후 3시 30분에 닫혔고, 미국 뉴욕 장은 그 뒤에 열렸다. 속이 꿀렁꿀렁했다.
월요일의 서울이 뉴욕의 낙폭을 얼마나 안고 시작할지, 일요일 밤의 나는 모른다. 아직 열리지도 않은 월요일이 왜 벌써 내려간 것처럼 느껴질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월요일 변수 10월 30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은 2.86% 내린 25,437.00,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20% 급락했다.
6월 23일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이다. 알파벳에 이어 아마존과 인텔의 실적과 전망까지 기대에 못 미치면서, AI 투자가 언제 돈이 되느냐는 의심이 다시 번졌다.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무엇일까?
7.20%. 톡톡, 손끝으로 소수점까지 짚어 가며 다시 읽었다. 한국의 월요일은 이 숫자를 이미 받아 든 채 열리는 셈일까.
아니면 금요일 장에서 애프터 마켓에서 발표한 인텔의 실적 충격을 미리 선반영 한 걸까.
오픈AI 투자 유치 부진 오픈AI는 300억달러를 목표로 한 신규 투자 유치에서 지금까지 약 110억달러의 약정만 확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목표의 36.7%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오픈AI는 목표를 200억달러로 낮췄고, 기업가치도 기대했던 1조 4,000억달러에서 1조 2,500억달러로 내렸다.
몸값을 1,500억달러나 깎고도 목표의 절반을 못 채웠다는 사실이 괜히 찜찜했다. 반값 가격표를 붙이고도 손님이 안 오는 가게 앞에 서 있는 기분이랄까.
엔트로픽과 메타 신용등급 전망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63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금융 거래에 참여한 투자자들에게, 앤트로픽이 상장 뒤에도 BB급 투기등급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신용평가사의 공식 등급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이 전망은 해당 거래의 후순위 대출 등급과 얽혀 있다.

이 기술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앤트로픽은 10월 26일 낸 상장신고서에서 2045년까지 AI 인프라에 8,000억달러 이상을 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8,000억달러 옆에 BB라는 두 글자가 붙은 모습이 낯설어서, 괜히 명치가 뻐근했다.
S&P는 10월 30일(현지시간) 메타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 전망을 안정적인 등급에서 부정적인 등급으로 낮췄다.
3분기 잉여현금흐름은 21억 2,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고, 올해 AI 투자 계획은 1,350억~1,450억달러다.
S&P는 이 적자가 2027년 710억달러까지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고, 메타는 S&P의 AI 수익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등급은 그대로인데 전망만 바뀌었다.
체중은 그대로인데 건강검진표의 한 줄이 노란색으로 바뀐 기분이다.
손실 회피로 본 반도체 관련주 카너먼과 트버스키는 1979년 전망 이론에서 같은 크기의 이익과 손실을 사람이 같은 무게로 달지 않는다고 설명했고, 이를 손실 회피라고 불렀다.
대표 장면은 동전 던지기 내기다.

기술에 관해 무엇이 소개됐을까?
한 면이 나오면 100을 잃는 내기라면, 대개 딸 돈이 150에서 200쯤은 돼야 사람들이 응한다.
(판돈이 작으면 이 비율이 약해진다는 반론도 있다.) 기준점 밑으로 내려가는 쪽의 눈금이 더 가파르게 새겨져 있다는 얘기다. 예전엔 투자 책에 나오는 한 줄인 줄 알았다.
지금은 일요일 밤의 알람 앞에서 다르게 느껴진다. 오르면 기쁨 한 눈금, 내리면 아픔 두 눈금. 나는 월요일의 값을 일요일 밤에 미리 치르고 있었다.
이걸 선결제 불안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오픈AI에 돈을 대려던 큰 투자자들이 미온적이었다는 보도를 다시 읽었다.
나는 그쪽 저울도 비슷하게 기울어 있었을지 모른다고 짐작한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일 돌아보면 돈줄을 너무 쉽게 잔고의 말로만 읽었다. 돈줄은 잔고보다 믿음에 가깝다.
오픈AI의 몸값 조정도, 앤트로픽 앞의 BB도, 메타의 부정적인 관점도 돈이 있느냐보다 빌려주고 투자하는 쪽이 얼마나 믿느냐를 묻고 있었다.

이 대목에서 확인할 내용은 무엇일까?
그래서 나는 이번 주 세 가지를 지켜보기로 했다. 월요일 서울 장 초반에 반도체주가 금요일 뉴욕의 7.20% 낙폭을 얼마나 받아 안는지.
3일 미국 중간선거 뒤로 이어지는 AMD, 퀄컴, ARM 같은 AI 반도체 기업의 실적에서 투자 대비 매출이 어떻게 나오는지.
그리고 오픈AI의 추가 모집과 앤트로픽의 공식 신용등급이 어떤 숫자로 나오는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그리고 반도체 소부장 관련주를 가진 투자자라면 긴장될 만하다.
알람은 결국 처음 숫자인 6시 40분으로 돌려놓았다. 주방 저울의 영점을 맞추듯, 월요일의 무게를 달기 전에 내 저울부터 맞춰 보고 싶다.
월요일은 정말 내려갈까, 내 저울이 먼저 기울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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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일 밤의 앱에는 금요일 숫자만 걸려 있다.
- 7.20%.
- 앤트로픽은 10월 26일 낸 상장신고서에서 2045년까지 AI 인프라에 8,000억달러 이상을 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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