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세 시 무렵, 사무실이 유난히 조용했다. 키보드 소리는 그대로인데 다들 모니터 구석의 작은 창을 힐끔거렸고, 옆자리 동료는 휴대폰을 뒤집어 책상에 엎어 두었다. 평소 같으면 시황 얘기로 시끌벅적했을 사람들이 그날만은 서로 묻지 않았다. 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대목에서 확인할 내용은 무엇일까?
저녁 설거지를 하다 말고, 씻고 나와서, 불 끄기 직전에 또 앱을 열었다. 장이 닫혀 숫자가 바뀔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랬다.
잠들기 전 스크린타임을 보니 휴대폰을 집어 든 횟수가 평소의 두 배였다. 입안이 헐면 혀가 자꾸 그 자리를 건드리는 것과 닮았다.
건드리면 아픈데, 안 건드리면 더 신경 쓰이는.
코스피 폭락, 3억 2천만원 잃은 정신과 의사의 조언 13일 코스피는 348.89포인트(5.46%) 내린 6,035.35에 마감했다.
반도체주 급락에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겹치며 장중 6,000선까지 밀렸고, 매도 사이드카는 55일 만에 다시 켜졌다.
코스닥도 1.43% 내렸다. 주식 중독을 오래 다뤄 온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폭락장마다 병원을 찾는 투자자가 크게 는다고 했다. 출처 : 유퀴즈,.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상승장에서 처음 계좌를 연 사람일수록 하락을 겪어 본 적이 없어 우울과 공황으로 번지기 쉽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이야기에는 무엇이 담겼을까?
칼에 찔리거나 화상을 입을 때 통증을 느끼는 뇌 부위(배측 전방대상피질)가 포모를 느끼는 부위와 겹친다고 한다.
그는 손실이 사흘 넘게 쌓이면 외상 후 스트레스에 가까운 절망감이 온다고 봤고, 처방으로 앱을 지우고 뉴스와 SNS에서 스스로를 떼어 놓으라고 권했다.
짧게는 이틀에서 사흘, 길게는 2주를 계좌에서 눈을 떼야 집중력과 판단력을 20~30%라도 되찾는다는 것이다.
의사 본인도 남의 말을 듣고 테마주를 사고팔다가, 손실을 메우려 선물 및 옵션까지 손대 3억 2000만 원을 잃은 적이 있다고 한다.
주식 패닉셀을 막기 위한 방법 20~30%라는 숫자에서 한 실험이 생각났다.
2008년 미시간대의 마크 버먼과 스티븐 캐플런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주의력을 지치게 하는 과제를 한참 시킨 뒤, 한 그룹은 수목원 숲길을, 다른 그룹은 차가 오가는 시내를 50분 남짓 걷게 했다.
돌아와서 들은 숫자를 거꾸로 따라 말하는 시험을 다시 보니 숲길 그룹은 점수가 20% 가까이 올랐고, 시내 그룹은 별 차이가 없었다.

다음으로 살펴볼 내용은 무엇일까?
일주일 뒤 같은 사람들에게 길을 바꿔 걷게 해도 결과는 같았다. 사람이 아니라 걸은 길이 차이를 만든 셈이다. 캐플런 부부가 세운 주의 회복 이론은 이렇게 설명한다.
무언가에 일부러 집중하고 딴생각을 눌러 두는 힘, 곧 '지향적 주의'는 쓸수록 닳는 자원이다.
시내에서는 차와 신호와 간판을 계속 골라내느라 이 힘을 더 쓴다. 숲에서는 나뭇잎이나 물소리가 애쓰지 않아도 눈길을 끌고, 그사이 닳은 힘이 다시 차오른다.
캐플런이 꼽은 회복의 첫 조건이 벗어나는 데서 있다고 보는 것이었다. 폭락장에서 앱을 여는 일은 시내 한복판을 걷는 것과 같다.
하락하는 주가를 보며 흔들리지 말자고 다짐할 때마다 지향적 주의가 조금씩 빠져나간다.
며칠 지나면 판단에 쓸 힘이 바닥나고, 그때 내리는 결정은 대개 손실을 당장 지우고 싶은 쪽으로 기운다.
정신과 의사가 선물과 옵션으로 간 것도 의지가 약해서라기보다, 이 힘이 다 닳은 상태였기 때문일지 모른다.

메이크업의 배경은 무엇일까?
앱을 지우라는 처방은 도망이 아니라 판단력을 다시 채우는 산책에 가깝다.
포지션에 따른 주식 매매 대응 방법 하루 5% 하락이 기업 가치가 하루 만에 5% 줄었다는 뜻은 아니다.
코스피 차트 이번 하락이 업황 때문인지 수급 때문인지는 판단력이 돌아온 뒤에 따져도 늦지 않다.
다만 눈을 떼려면 그동안 계좌를 대신 지켜 줄 장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꼽는 원칙이 그 장치다.
빚을 내 투자하지 않을 것, 싸다는 이유만으로 재무가 부실한 종목을 담지 않을 것.
단기 매매자는 포지션을 줄이고, 장기 투자자는 미리 정한 비율대로 기계적으로 나눠 산다.
날짜와 금액을 적립식 주문으로 걸어 두면 앱을 열지 않아도 원칙은 굴러간다. 신용이 걸린 계좌라면 사정이 다르다.
반대매매 위험을 두고 2주를 비울 수는 없으니, 레버리지부터 정리하는 게 순서다. 규칙은 주의력이 넉넉할 때 만들어 두고, 바닥났을 때 꺼내 쓰는 물건이다.

본문이 전하는 핵심은 무엇일까?
오늘 아침 나는 증권 앱을 홈 화면 마지막 페이지의 폴더 안으로 옮겼다. 지우지는 못했지만, 엄지가 습관처럼 가는 자리에서는 치웠다.
헌 입안도 혀가 덜 건드려야 빨리 아문다. 계좌를 바라보는 마음도 아마 그럴 것이다.
"중국 창신메모리한테 쫄 필요가 있나" SK하이닉스 걱정할 필요 없는 이유 출근 준비를 하며 켜 둔 유튜브에서에서 이런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中 창신메모리, 삼성보다 2년 ...

- 저녁 설거지를 하다 말고, 씻고 나와서, 불 끄기 직전에 또 앱을 열었다.
- 칼에 찔리거나 화상을 입을 때 통증을 느끼는 뇌 부위(배측 전방대상피질)가 포모를 느끼는 부위와 겹친다고 한다.
- 일주일 뒤 같은 사람들에게 길을 바꿔 걷게 해도 결과는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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