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건물 게시판에 공고가 또 붙었다. 건물 입주민 차량 등록 스티커 의무 부착, 시행일 연기. 이번이 세 번째다. 첫 공고 때는 퇴근길에 바로 붙였다. 유리 모서리를 맞춘다고 한참 낑낑댔다. 두 번째 때는 아직 안 붙인 차들이 눈에 들어왔고, 세 번째 공고 앞에서는 멈춰 서는 사람이 없었다.

직접 전한 이야기에는 무엇이 담겼을까?
나도 한동안 서 있다가 엘리베이터를 탔다. 고백하자면 연기 소식보다 그다음 생각이 더 마음에 걸렸다. 붙인 차는 입출차 기록이 남는데 안 붙인 차는 기록 없이 지나간다.
규칙을 지킨 쪽만 손해 보는 기분. 큰돈이 걸린 일도 아닌데 속이 간질간질 억울했다. 세상에, 내가 스티커 하나로 이러는 사람이었다니.
가상자산 과세 유예, 또 한번 될까? 28일 열린 당정협의회에서도 가상자산 과세의 유예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출처 : 연합뉴스 시행일은 2027년 1월 1일, 오늘부터 세면 65일이다.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들어와 2022년 시행 예정이던 제도가 세 번 미뤄져 여기까지 왔다.
정부는 21일에도 예정대로 가겠다고 다시 밝혔다. 여당 안에서는 세 번이나 미뤘으니 이제 해야 한다는 쪽과 제도를 보완한 뒤에 하자는 쪽이 함께 나왔다.
김민석 대표는 해외 거래소와의 형평성, 청년 투자자들의 우려를 살펴야 한다고 했다. 이달 말까지 정부가 준비하기로 한 과세 고시도 변수다.

세금에서 확인할 부분은 무엇일까?
조승래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은 고시가 나오면 시행 선언으로 보일 수 있으니 유예부터 정하자는 의견을 냈다. 과세 내용은 현행 법 기준으로 이미 정해져 있다.
한 해 번 이익에서 필요경비와 기본공제 250만 원을 빼고, 지방소득세까지 합쳐 22%다. 2027년 소득은 2028년 5월에 처음 신고한다.
쟁점은 이 제도 바깥에 있다.
해외 거래소 이용자와의 형평성, 손실을 다음 해로 넘기는 이월공제가 없다는 점, 파생상품 과세 기준, 아직 제정되지 않은 디지털자산기본법들 말이다.
찬성과 반대하는 사람들의 차이 게시판 앞에서 내가 던진 질문은 하나였다. 안 붙인 사람들이 나보다 덜 성실한 걸까.
이 질문을 숫자로 잰 사람들이 있다. 헨리크 클레븐 등이 2011년 학술지 이코노메트리카에 낸 덴마크 연구다.
덴마크 국세청과 함께 소득 신고자 4만 명 이상을 뽑아 절반을 정밀 세무조사했다. 회사나 은행처럼 제3자가 국세청에 직접 보고하는 소득의 탈루율은 0.3%.

이 대목에서 확인할 내용은 무엇일까?
본인이 스스로 신고하는 소득은 37%였다. 37%라니, 잠깐 말문이 막혔다. 그런데 더 눈에 들어온 건 따로 있다.
스스로 신고하는 소득을 많이 줄인 사람도 회사가 보고하는 월급은 줄이지 않았다. 같은 사람인데 소득의 종류에 따라 다른 것이다. 철학에는 오래된 질문이 있다.
플라톤이 국가 에서 글라우콘의 입을 빌려 던진 기게스의 반지다. 투명인간이 되는 반지가 있다면 사람은 끝까지 올바를까.
이천 년 넘게 지나 덴마크 국세청이 숫자로 내놓은 답은 이랬다. 보이는 곳에서는 거의 새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상당히 샌다.
사람이 달라서가 아니라 보이느냐가 달랐다.
논문 제목 그대로 '속이지 않으려는' 것과 '속일 수 없는' 것의 차이다. 그러고 보니 이번 쟁점이 그 게시판이다.
국내 거래소의 거래 자료는 국내 법령에 따라 국세청이 확보할 수 있다. 붙인 차 쪽이다. 해외 거래소는 납세자의 신고와 국가 간 정보교환에 기대야 한다.

세금의 배경은 무엇일까?
스티커를 붙일지 말지가 오롯이 내 손에 달린 쪽이다. 덴마크의 예시가 한국에 그대로 들어맞는 건 아니다.
다만 같은 22%를 두고 한쪽은 집행이 거의 자동이고 다른 쪽은 신고에 달려 있다면, 성실하게 낸 사람의 체감 부담이 더 무거워질 수 있다.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가 2029년까지 2년 더 미루자고 하는 이유다.
국내 이용자에게 부담이 몰리고 자금이 해외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뭘까.
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48개국이 2027년 시행을 목표로 하는 암호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가 해외 거래소 정보도 상당 부분 채워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다만 얼마나 빨리, 얼마나 촘촘하게 돌아갈지는 시행 후에야 알 수 있다. 왜, 코인 과세 이월공제는 안 되는 걸까? 유예가 될지는 정치가 정할 일이다.
그래도 어느 쪽으로 정해지든 안 바뀌는 게 하나 있다. 내 거래의 취득가액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나라는 것.

세금에 관한 설명은 무엇일까?
국내 거래소는 내역을 내려받을 수 있다. 해외 거래소를 쓰거나 개인 지갑으로 옮긴 코인은 언제 얼마에 샀는지 내가 정리해 두지 않으면 신고 때 당황하거나 막힐 수 있다.
한 해 단위 계산이라는 점도 있다.
이월공제가 없어서, 첫해에 1,000만 원을 잃고 이듬해에 1,000만 원을 벌면 두 해를 합쳐 본전이어도 이듬해 분에는 750만 원에 22%, 165만 원이 매겨진다.
연말에 한 해 손익을 한 번 정리해 보는 습관은 날짜가 어떻게 바뀌든 쓸모가 있다. 게시판 공고는 아직 그 자리에 붙어 있다.
다음 연기 공고가 붙어도 내 유리창의 스티커는 그대로다. 억울한 건 맞는데, 속 편한 것도 맞다. 기록을 남겨두면 나중에 설명할 일이 적으니까.
장부도 그렇게 쥐고 있자. 외부 변수는 남이 정해더라도 말이다.
"현대차 괜히 존버했나" 유니트리 목표주가 3배 올린 JP모건의 뜻밖의 전망 스마트 체중계를 사고 후기에 별 두 개를 남긴 적이 있다. 측정값은 정확했다.
문제는 앱이었다. 블루투스...
- 나도 한동안 서 있다가 엘리베이터를 탔다.
- 조승래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은 고시가 나오면 시행 선언으로 보일 수 있으니 유예부터 정하자는 의견을 냈다.
- 본인이 스스로 신고하는 소득은 3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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