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청약 20번 떨어지고 포기한 사람의 최후|놓치기 쉬운 변화는?

핵심 내용

당첨자 발표일 아침, 청약홈에 로그인하기 직전의 그 몇 초를 아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손가락은 이미 버튼 위에 있는데 괜히 숨을 한 번 고르게 되는 순간. 그리고 화면에 뜨는 '미당첨' 세 글자. 나는 그 장면을 스무 번 봤다. 청약통장을 만든 지 8년째 되던 해였다.

아파트 청약 20번 떨어지고 포기한 사람의 최후|놓치기 쉬운 변화는?

처음 몇 번은 괜찮았다

처음 몇 번은 괜찮았다. 다음엔 되겠지 싶었다. 횟수가 쌓이자 "나는 운이 없나 보다" 하는 자조가 따라왔다. 그런데도 멈추지 못했다.

아파트 청약을 포기하지 못했던 이유 지금 생각하면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8년이라는 시간이다.

경제학에서는 이미 써버려서 되돌릴 수 없는 비용을 매몰비용이라고 부른다.

원칙대로라면 앞으로의 선택에 영향을 주면 안 되는데, 사람 마음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여기까지 부었는데"라는 생각이 통장을 무기가 아니라 족쇄로 만들었다.

다른 하나는 발표일의 그 두근거림이다.

신경과학자 볼프람 슐츠의 연구를 보면, 도파민은 보상 그 자체보다 보상을 예고하는 신호에 먼저 반응하고, 결과가 불확실할수록 그 반응이 길게 이어진다고 한다.

처음 몇 번은 괜찮았다

돌아보면 나는 집을 기다린 게 아니라 발표일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돌아보면 나는 집을 기다린 게 아니라 발표일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가점이 낮은 사회초년생에게 청약은 사실상 추첨이고, 추첨에는 사람을 계속 기다리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현실적인 이유.

청약으로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 아파트 매매보다 훨씬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청약을 포기하고 내 집 마련을 한 방법 스무 번째 탈락 통보를 받은 날, 질문을 바꿔봤다.

'어떻게 하면 당첨될까'가 아니라 '나는 왜 청약으로만 집을 사려고 하지?' 심리학에 아인슈텔룽 효과라는 말이 있다.

1942년 에이브러햄 루친스의 물병 실험에서 나온 개념인데, 복잡한 풀이법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훨씬 쉬운 방법이 눈앞에 있어도 그걸 보지 못했다.

돌아보면 나는 집을 기다린 게 아니라 발표일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익숙한 해법이 더 나은 해법을 가리는 것이다

익숙한 해법이 더 나은 해법을 가리는 것이다. 내게는 청약이 그 익숙한 풀이법이었다.

싼 분양가와 새 아파트라는 조건에 눈이 묶여, 정작 집값을 결정하는 입지는 뒷전으로 밀어두고 있었다. 신축은 점점 중심지에서 먼 곳에 지어지고 있었는데도.

그날부터 청약 일정표 대신 지도를 봤다.

임장을 다니다 보니 오래된 집이라고만 여겼던 구축이 다르게 보였다. 역 도보 5분, 초품아, 대형 상권, 대학병원.

신축이 넘볼 수 없는 자리를 이미 차지한, 검증된 자산이었다.

그 뒤로 경매 사이트를 뒤지고 권리분석을 공부했고, 23년에 원하던 입지의 아파트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받았다.

입찰서를 작성하는 아내 출산한 지 한 달 된 아내가 입찰서를 쓰던 모습이 아직

입찰서를 작성하는 아내 출산한 지 한 달 된 아내가 입찰서를 쓰던 모습이 아직 선하다. 본인 여건에 맞는 내 집 마련하기 경매가 어렵다는 말은 맞다.

다만 청약도 가점제, 추첨제, 특별공급까지 따져보면 만만치 않다.

차이가 있다면 가점이 없는 사람에게 청약은 운에 맡기는 일이고, 경매는 공부한 만큼 확률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적어도 내게는 후자가 맞았다. 청약통장을 버리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입지 좋은 구축, 경매, 재개발까지 길은 생각보다 여럿이다.

본인이 가용 가능한 자본 범위 내에서 아파트 갭투자를 하거나, 혹은 아파트매매를 통해 계속 갈아타기를 해도 되고.

혹시 지금 미당첨 화면 앞에 다시 앉아 있다면, 숨을 고르는 그 몇 초 동안 한

혹시 지금 미당첨 화면 앞에 다시 앉아 있다면, 숨을 고르는 그 몇 초 동안 한 번쯤 물어봐도 좋겠다.

지금 내 상황에서 가장 유리한 내 집 마련 방법이 무엇인지를 말이다. 순자산 30억 부자 아빠가 되고 싶어서 포기한 4가지 "돈 좀 모았다 하면 어디론가 사라져.

도대체 어떻게 해야 부자가 되는 걸까." 몇 달 전, 동료와...

핵심 정리
  • 처음 몇 번은 괜찮았다.
  • 돌아보면 나는 집을 기다린 게 아니라 발표일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 익숙한 해법이 더 나은 해법을 가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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