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어억...삼전닉스 배부르다 한 달간 20조 잘 먹고 간다는 외국인|왜 불편한 반응이 나왔나?

핵심 내용

지난 주말 가계부 앱을 정리하다가 잠깐 멈칫했다. 출금 내역 맨 위에 평소보다 훨씬 큰 금액이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달에 내가 뭘 이렇게 썼나 싶어 한참 들여다봤는데, 알고 보니 주식계좌로 옮겨놓은 돈이었다. 나간 것만 보면 구멍인데, 반대편 통장을 열어보니 그대로 들어와 있었다.

꺼어억...삼전닉스 배부르다 한 달간 20조 잘 먹고 간다는 외국인|왜 불편한 반응이 나왔나?

이 대목에서 확인할 내용은 무엇일까?

한쪽 화면만 보고 혼자 놀란 셈이다. 요즘 수급 뉴스를 볼 때도 비슷한 기분이 든다.

한 달 동안 삼전닉스 20조원 순매도한 외국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22거래일 동안 코스피에서 20조 3,050억 원을 순매도했다.

순매수한 날은 7일뿐이었고, 지난달 28일에는 하루에만 3조 원 넘게 팔았다.

삼성전자 주가 차트 SK하이닉스가 12조 90억 원, 삼성전자가 5조 1860억 원이다.

하이닉스의 외국인 보유율은 49.76%로 2023년 5월 이후 가장 낮아졌고,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39.66%로 내려왔다.

숫자만 보면 누군가 서둘러 빠져나가는 그림이 그려진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나는 500년도 더 된 책 한 권을 떠올렸다. 1494년 이탈리아의 수도사 루카 파치올리가 펴낸 산술·기하·비율 및 비례 총람이다.

그는 베네치아 상인들이 쓰던 복식부기를 처음으로 정리해 세상에 알렸다. 원리는 단순하다. 모든 거래는 두 번 적는다.

이 대목에서 확인할 내용은 무엇일까?

기록의 배경은 무엇일까?

왼쪽 차변에 적힌 금액은 반드시 오른쪽 대변에도 같은 크기로 적혀야 하고, 양쪽 합계가 맞지 않으면 그 장부는 틀린 장부다.

괴테가 소설 속 인물의 입을 빌려 인간 정신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발명 중 하나라고 했을 만큼, 이 단순한 규칙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꿔놓았다.

주식시장도 복식부기로 적힌다. 순매도 20조 원이라는 기록이 있으려면 반대편에 순매수 20조 원이 있어야 한다.

외국인이 판 주식은 사라진 게 아니라 개인과 기관, 그러니까 국내 자금의 계좌로 옮겨 갔다.

거래가 체결됐다는 사실 자체가 그 가격에 기꺼이 사겠다는 사람이 있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왜 떠나는가'와 함께 물어야 할 질문이 하나 더 있다. '누가, 어떤 이유로 받았는가'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왜 팔았을까? 파는 쪽의 사정부터 보자.

출처 : 연합뉴스 기사가 꼽은 이유는 상반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미국과 이란 사이의 지정학적 긴장, 주요국 금리 상승이다.

기록의 배경은 무엇일까?

금리와 이자에서 확인할 내용은?

눈여겨볼 점은 세 가지 모두 기업의 이익 체력에 대한 판정이라기보다 파는 사람 쪽 장부 사정에 가깝다는 것이다.

많이 오른 종목은 비중이 커져서 덜어내야 하고,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 몫을 줄여야 한다. 보유율 숫자도 같은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

2023년 5월은 메모리 업황이 바닥을 지나던 때였다.

그때의 낮은 보유율은 불황 속에 덜 담은 결과였고, 지금은 크게 오른 뒤 덜어낸 결과다. 숫자는 비슷해도 적힌 사연이 다르다.

그리고 그렇게 팔고도 외국인은 여전히 하이닉스의 절반 가까이를 들고 있다. 사는 쪽 장부에는 실적이 적혀 있다.

마이크론이 지난달 말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놨고,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 발표가 다가온다.

매도 강도도 달라졌다. 이달 1일에는 2,430억 원 순매수였고, 2일에는 1,900억 원 순매도에 그쳤다.

유안타증권은 이를 장기 금리가 안정될 때 수급이 정상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변화로 봤고, 키움증권은 실적 시즌 이후 이익 가시성이 외국인을 다시 부를 유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의 배경은 무엇일까?

삼성전자 주가 전망과 리스크 그렇다고 받은 쪽이 옳다는 뜻은 아니다. 복식부기는 양쪽 금액이 같다는 것만 알려줄 뿐, 누가 좋은 거래를 했는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금리가 더 오르거나 중동 상황이 길어지면 매도는 다시 커질 수 있고, 기대가 높아진 만큼 실적이 조금만 못 미쳐도 실망은 클 수 있다.

이틀 치 숫자로 흐름이 바뀌었다고 말하기도 이르다. 20조 원을 받아낸 쪽의 체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따로 따져볼 문제다.

받은 물량이 내 계좌에 있다면, 내가 그것을 받은 이유가 여전히 유효한지 스스로 적어볼 필요가 있다.

가계부 앱에서 큰 출금을 보고 놀랐던 날, 내가 한 일은 반대편 통장을 열어본 것뿐이었다.

배터리와 주행의 배경은 무엇일까?

20조 원이라는 숫자 앞에서도 순서는 같다. 나간 쪽만 보지 말고 들어온 쪽도 본다.

그리고 그 통장의 주인이 나라면, 왜 받았는지를 한 줄로 적을 수 있는지 확인해보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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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정리
  • 한쪽 화면만 보고 혼자 놀란 셈이다.
  • 왼쪽 차변에 적힌 금액은 반드시 오른쪽 대변에도 같은 크기로 적혀야 하고, 양쪽 합계가 맞지 않으면 그 장부는 틀린 장부다.
  • 눈여겨볼 점은 세 가지 모두 기업의 이익 체력에 대한 판정이라기보다 파는 사람 쪽 장부 사정에 가깝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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