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체중계를 사고 후기에 별 두 개를 남긴 적이 있다. 측정값은 정확했다. 문제는 앱이었다. 블루투스가 툭하면 끊겼고, 어렵게 잰 기록은 날아갔다. 몇 달 뒤 업데이트가 이어지면서 앱이 안정되자 나는 그 후기를 다시 열어 별 넷으로 고쳤다. 기계는 그대로인데 점수만 달라졌다.

기술의 배경은 무엇일까?
그제야 알았다. 내가 점수를 매긴 건 저울이 아니라 저울에 딸린 소프트웨어였다는 걸.
유니트리 목표주가 상향한 JP모건 26일 JP모건이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의 투자의견을 '비중 축소'에서 '비중 확대'로 두 단계 올렸다.
중국 경제매체 보도에 따르면 목표주가도 300위안에서 995위안으로 3배 넘게 높였다.
23일 종가 624위안 기준으로 기존 목표가는 현재가보다 절반 가까이 낮았고, 새 목표가는 약 60%의 상승 여력을 가리킨다.
이날 커촹반에서 유니트리는 7.69% 오른 672위안에 마감했다. 이 종가로 다시 계산하면 남은 여력은 약 48%다.
JP모건이 처음 의심한 건 하드웨어에 치우친 구조였다.
소프트웨어와 개발자용 플랫폼이 약하다는 지적이었다. 생각을 바꾼 계기는 항저우 '2026 세계 피지컬 컨퍼런스'였다.
왕싱싱 CEO와 임원들의 발표, 휴머노이드 라인업을 보고 로봇과 개발자, 실제 데이터가 서로를 키우는 순환이 생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왕 CEO는 피지컬AI의 돌파구가 이르면 1~2년, 늦어도 2~3년 안에 열린다고 했다.

제품 기능의 배경은 무엇일까?
예전에는 최장 10년이라고 했던 사람이다.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결국 해자인 이유 이 의견 변화를 읽는 데 쓸 만한 이야기가 있다.
클레이턴 크리스텐슨이 2003년 책 The Innovator's Solution(국내 번역 성장과 혁신)에서 정리한 매력적 이익 보존의 법칙이다.
가치사슬의 한 층이 표준화되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상품이 되면, 이익은 그 옆 층으로 옮겨 간다는 이야기다.
옆 층은 아직 성능이 요구에 못 미쳐서 부품끼리 긴밀하게 맞물려야 하는 곳이다. 1980년대 IBM PC가 대표적이다.
부품을 외부에서 사 와 조립하는 개방형 구조를 택하자 PC 본체는 금세 비슷해졌고, 이익은 운영체제의 마이크로소프트와 CPU의 인텔로 넘어갔다.
JP모간의 애초 우려는 이 법칙과 닮아 있다.
휴머노이드 하드웨어는 많은 업체가 뛰어들어 상품이 되기 쉽고, 이익은 소프트웨어 층으로 갈 텐데 유니트리는 그 층이 약하다는 논리다. 달라진 건 두 가지다.
유니트리가 개발자와 데이터를 끌어들이며 소프트웨어 층에 발을 걸치기 시작했다는 것, 그리고 피지컬AI가 아직 성능이 모자란 단계라는 것이다.

배터리와 주행의 배경은 무엇일까?
JP모건도 안전성, 내구성, 배터리, 센서 같은 하드웨어와의 결합 역량이 중요하다고 했다.
성능이 모자랄 때는 몸과 두뇌를 함께 설계하는 통합형이 유리하다는 게 크리스텐슨의 설명이다. 유니트리 주식, 지금 사도 될까?
나는 리포트를 읽을 때 등급이 바뀐 것보다 문장이 바뀐 자리를 먼저 찾는다.
등급은 결과일 뿐이고, 바뀐 문장이 이유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바뀐 문장은 소프트웨어가 약하다는 것 이었다. 다만 995위안은 결론이 아니라 가정의 결과다.
3배 넘는 상향은 확신이 3배 커졌다는 뜻이 아니라 유니트리에 대한 전제 자체가 바뀌었다는 뜻이다.
그 전제 중 하나가 CEO의 시간표인데, 10년이 1~2년으로 줄어든 전망은 회사 쪽 이야기다.

이 기술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8월 상장 때 공모가가 150.8위안이었으니 주가는 두 달여 만에 이미 4배 넘게 올라 있다. 시간표가 밀리면 되돌림도 빠르다. 그래서 숫자로 확인할 것은 단순하다.
개발자 플랫폼 이용이 실제로 늘고 있는지, 소프트웨어와 데이터에서 나오는 매출이 보이는지, 로봇이 연구·교육용을 넘어 현장에 투입되는지다.
이 방향으로 숫자가 쌓이면 비중 확대하는 것에대한 힘을 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상향은 컨퍼런스에서 받은 인상으로 남을 뿐이다.
주식 매매일지는 꼭 쓰자 체중계 후기의 별점을 고쳐 쓰면서 한 줄을 덧붙였다.
"앱 업데이트 후 안정됨." 이유를 적어두니 다음에 점수가 또 바뀔 때 무엇을 봐야 하는지가 분명해졌다.

이 대목에서 확인할 내용은 무엇일까?
투자 의견도 같다. 마음을 바꾸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다만 무엇이 바뀌어서 바꾸는지는 적어둘 일이다. 즉, 매매일지를 작성하면서 지속적으로 복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저울은 그대로인데 점수가 달라졌다면, 달라진 건 저울이 아니라 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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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제야 알았다.
- 예전에는 최장 10년이라고 했던 사람이다.
- JP모건도 안전성, 내구성, 배터리, 센서 같은 하드웨어와의 결합 역량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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