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 12쌍이 환갑 기념 모임에서 같은 이야기를 꺼냈다. 애 다 키우면 여행 다니자. 40대에 남편들이 하던 말이다. 그 뒤로 15년이 지났다. 지난 3년 동안 실제로 어디를 다녔는지 한 사람씩 휴대폰 사진첩을 열었다. 그런데 12쌍이 60대에 가장 많이 간 곳은 공항이 아니었다.

결혼에 관해 어떤 이야기가 나왔을까?
5쌍은 자식 집이었다. 맞벌이 자식 대신 손주를 보러 주 3~4일씩 오갔다. 4쌍은 병원이었다. 무릎과 허리, 백내장으로 한 달에 두세 번은 대학병원에 갔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집은 3쌍뿐이었다. 12쌍 가운데 4분의 1이다. 문제는 애 다 키우면이 대학 졸업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학 졸업이 끝인 줄 알았는데 취업 준비가 2년 이어졌다. 그다음은 결혼이었다. 결혼 자금으로 한 집에 평균 5,000만원을 보탰다.
그 돈이 나가고 나니 손주가 태어났다. 손주를 봐주는 사이 60살이 넘었다. 여행 갈 돈과 시간과 무릎이 한 번에 맞는 해가 오지 않았다.

이 대목에서 확인할 내용은 무엇일까?
그러면 해외여행을 다녀온 3쌍의 비결은 무엇인가. 세 집 모두 40대 후반부터 여행 통장을 따로 두고 있었다. 매달 20만원씩 넣었다.
20만원에 120개월을 곱하면 10년에 2,400만원이다. 2,400만원은 그 3쌍이 10년 동안 손대지 않은 여행 통장의 잔고였다.

결혼 이야기는 어디까지 이어졌을까?
결혼 자금이 필요할 때도 이 통장은 건드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름을 여행이라고 붙여 둔 덕이었다. 부부 둘이 유럽 2주에 1,000만원이 든다.
2,400만원이면 큰 여행 두 번에 제주도 몇 번은 더 다닐 수 있다. 그리고 세 집 모두 62살 전에 떠났다. 무릎이 괜찮을 때 먼저 다녀왔다.
이어지는 이야기에는 무엇이 담겼을까?
나머지 9쌍 남편들도 여행을 싫어한 게 아니었다. 여행에 이름 붙인 돈이 없었을 뿐이다. 모임이 끝날 무렵 가장 많이 나온 말은 그때 갈걸이었다.
애 다 키우면 여행 가자는 말을 들은 적 있다면 배우자에게 이 계산을 보여주면 된다. 여행은 애를 다 키운 뒤가 아니라 통장에 이름을 붙인 날부터 시작된다.
다음으로 살펴볼 내용은 무엇일까?
이번 달 통장 하나에 여행이라는 이름부터 붙여 둘 것.
- 5쌍은 자식 집이었다.
- 그러면 해외여행을 다녀온 3쌍의 비결은 무엇인가.
- 결혼 자금이 필요할 때도 이 통장은 건드리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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